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파키스탄이 결정적인 구실을 할 수 있는 나라로 판단해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21세기부터 그런 역할에 의문을 품고 있는 나라입니다.
파키스탄군 장성들은 휘하 장병이 탈레반을 동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몇 달 동안 입을 다문 채 용케 지켜온 한 가지 비밀이 있었습니다. 2003년 여름, 아프가니스탄 동남부의 거칠고 험한 산악지역에서 탈레반 잔당을 추격했던 미군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사로잡은 일단의 탈레반 요원 혐의자들 중에 3명의 파키스탄 군장교가 포함되어 있음이 심문 과정에서 드러났던 것입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들 3명을 군 영창에 집어넣었는데, 군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들을 '독불장군'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 전사들과 함께 이들 3명이 생포되었다는 소식은 워싱턴과 카불에서 끈질기게 제기되고 있는 이슈, 즉 파키스탄이 정확히 어느 쪽 편이냐는 문제를 강하게 부각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면 될수록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의혹은 그만큼 더 커지는 듯했습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얼마나 헌신적으로 나서고 있는가? 파키스탄은 인접한 아프카니스탄의 안정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분쟁지역에 인도와 맞서 싸울 무장세력을 숨겨두는 식으로 파괴적인 새로운 전쟁 발발 가능성과 같은 불장난을 벌이려 하지 않을까?
파키스탄 정부는 핵무기의 전세계적 확산에서 어떤 구실을 하고 있을까? 미국이 우려하는 이 같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파키스탄은 결정적인 연관성을 지닌 국가였습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무샤라프가 미국편을 들기로 결단을 내린 점을 계속 고맙게 생각하고 있음은 분명했습니다. 미국편을 든다는 것은, 그동안 파키스탄 양국이 키워온 탈레반과 단절하고 또 미국을 도와 아프카니스탄내 은신처에서 도주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잔당을 추격하고, 나아가 파키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억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파키스탄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의 한 관리는 "우리가 파키스탄과 맺고 있는 협력의 수준은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경우보다야 분명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내키지 않는 찬사속에는 최소한 실망을 암시하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샤라프가 파키스탄의 분위기를 당장 온건 쪽으로 돌려놓을 것으로 기대한 사람을 아무도 없었습니다. 방위를 책임진 그의 휘하 사령관들이 그가 내리는 새로운 명령을 존중한다 할지라도 작전이 명령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임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일상 및 정보알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총리 고이즈미 이야기: 고이즈미의 재선 썰.(1부) (0) | 2021.09.12 |
---|---|
파키스탄: 미국의 우방 아님 적? -2부- (0) | 2021.08.15 |
짙은 색 초콜릿의 숨겨진 장점 (0) | 2021.07.26 |
책 '3초간' : 분노 조절 장애와 정신 훈련 책. (0) | 2021.07.13 |
북한 김정일의 부정한 돈벌이 : 김정일 마약 밀거래 및 이기주의 경제 시나리오. (1) | 2021.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