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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나만의 인생영화 43편: '마이 시스터즈 키퍼' My Sister's Keeper, 2009

닉 카사베츠 감독은 영화 노트북으로 많은 이들에게 제대로 된 아리따운 신파를 보여준 감독입니다. 2004년 이후 5년 후 로맨스보다는 가족영화에, 가족 구성원 중 아이가 아픈 일원으로 나오는 딱 봐도 슬픈 영화를 내세우는데...  

 

 이 아픈 소녀가 나오는데, 그의 여동생이 아픈 소녀를 고치기 위하여 대놓고 조작적으로 태어난 애도 있다면? 다소 비윤리적이지만. 영화니깐의 다행스러움에 불구하고, 영화라서 논란이 있는 소재로 내놓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영화 제목이나 포스터를 봐서는 굉장히 잔잔하면서 따뜻한 영화인 거 같지만, 영화 속을 보면은 논란이 있는 설정이 있습니다. 3남매 중 둘째 딸은 고질적인 백혈병에 걸려있으며, 이 딸을 어떻게 서든 살려내기 위해, 같은 골수나 같은 혈액으로 조작되어서 태어난 막내딸을 낳은 설정.  

 

 솔직히 초반부분부터 영화는 너무 유유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설정을 크게 화가 나지 않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지만, 영화는 영화라 그런지, 그때 시절에서는 상상도 못 할 설정이었습니다. 자기의 둘째 딸을 어떻게든 같은 혈액과 유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막내딸을 낳았다? 솔직히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각 캐릭터들은 매우 정상적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설정을 내세웠습니다. 아마도 이 점으로 인해, 평론가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거 같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매우 아름다우며 따뜻합니다. 평론가들에게는 평가가 아주 좋지는 않았어도 관람객들에게는 왜 호평이 나왔는지 알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비윤리적인 소재임에 불구하고, 캐릭터들도 너무 정상적이고, 캐릭터들이 다 선해서 논란을 잠재우고, 호감으로 바로 보는 마법 같은 영화입니다. 

 

 감독이 관람객들이 뭘 슬퍼하고 감동하는지 잘 아는 감독이라 그런지, 캐릭터들을 너무 정상적으로 좋은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카메론 디아즈 - 소피아 바실리바 - 아비게일 브래슬린 이라는 3명의 여배우들이 영화를 매우 훌륭하게 만들었던 작용이 컸습니다. 

 

 주요 배우들이 이 3배우들이기도 하지만.. 소재의 설정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만한 다 사랑스럽고 애틋한 캐릭터로 연기를 정말 잘해줬거든요. 일단 이 영화에서 가장 잘 살려준 배우는 소피아 바실라바입니다. 둘째 딸이며, 어렸을 때부터 백혈병으로 항상 시한부 삶을 살아간 딸로서 역할을 다하죠.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한 배우지만은, 소피아 베실라바의 연기는 이 영화를 크게 이끌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백혈병이고, 자신을 이식해줄 여동생이 있지만, 전혀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마음 따뜻한 둘째 딸로 나옵니다. 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어난 여동생을 오히려 배려하고 더 이해해주는 마음 여린 둘째 딸이죠.

 아비게일 브레슬린은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훌륭한 아역 연기를 만들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까지 간 여배우입니다. 이때 나이도 상당히 어렵지만, 자신이 언니를 위해서만 태어난 것을 인지하고 가족을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반항하는 막내딸로 나옵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매우 슬프지만은, 그래도 마지막에서 볼 수 있듯이,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있는 착한 막내딸로 좋은 연기를 펼칩니다. 솔직히 이 이야기를 따지자면, 막내딸이 가장 불쌍할 수 있지만, 그래도 영화의 초점이나 연기나 둘째 딸이 가장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기이한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카메론 디아즈는 명성과 인기에 불구하고 연기력 면에서는 과소평가가 되고, 수상 커리어도 크게 없는 1990~2000년대 최고의 여자배우 중 하나입니다. 주로 이쁘고 섹시하고 강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3남매를 둔 어머니 역할로 나오는데, 여기서 굉장히 열연합니다. 

엄마인데, 굉장히 철두철미한 엄마랄까. 그런 엄마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상당히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상 부문에서는 미약했습니다. 그래도 카메론 디아즈의 어느 정도 변신이 깃든 캐릭터 연기였는데에 비해 화제가 되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이 영화는 논란이 되는 소재가 있어서 그런지, 엄마 역할인 카메론 디아즈와 막내딸인 아비게일 브레슬린의 갈등이 커지지만, 이 둘의 불씨를 마르게 하는 역할인 둘째 딸 소피아 베실 라바가 그것을 식혀주는 역할을 톡톡히 펼쳐냅니다. 

 

 마지막 소피아 베실라바가 엄마인 카메론 디아즈에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별통보를 하면서 하는 대사가 있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여행을 갈 때, 엄마가 반겨주지 않을 때 왼편 버스에서 홀로 있을 때, 매우 무서웠다. 지금 제 기분이 그때 왼편 버스에서 홀로 있는 거 같다"라면서 대사를 치는 구절이 매우 슬펐습니다. 

 

 소피아 베실라바가 세상을 떠나고, 갈등이 컸지만, 엄마인 카메론 디아즈와 막내딸인 아비게일 브레슬린은 모든 짐을 풀고 논란을 풀어나가는데요. 

 

 사실 둘째 딸을 위해 태어난 막내딸이지만, 저 같아도 그 사실을 알면은 진짜 내가 소중해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었구나 하는 허탈함과 실망감이 컷을 거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막내딸로 나왔던 아비게일 브레슬린이 오히려 그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서운함이 너무 많이 들고, 언니가 세상을 떠나고 엄마가 결국 나를 잘 봐주는 결과가 왔지만은, 왠지 그래도 서럽고 내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논란이 있는 소재를 크게 잠재우지 못했다고, 평론가들에게 평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관람객들에게는 영화를 그냥 물 흐르듯 흐르면서 볼 때에는 이 영화가 얼마나 몰입도 있고 얼마나 감동적이고 좋은 영화인지 하는 강한 매력이 있는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감독이 이 영화가 얼마나 사람들이 좋아할지 잘 아는 감독이라고 느꼈습니다. 논란의 소재를 잠재울만한 감동의 요소를 만들어줄 줄 알거든요. 

 

 논란이 있는 소재이고,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저 보면은 너무 애처롭고 너무 생각나는 그런 감동스러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굳이 깊게 따지려 하지 않고, 그 당시 너무 재밌고 감동 있고 눈물도 난 영화였거든요. 여담이지만, 이 영화 OST가 매우 좋습니다. 한 때 싸이월드로 BGM으로 썼던 음악이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