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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나만의 인생영화 76편: '필로미나의 기적' Philomena, 2013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이며, 필로미나라는 노년의 여인이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아들을 낳고 결국 강제 입양을 보내게 되면서, 50년 후 방송을 통해서 입양된 아들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에서부터 이미 이것도 신파일까? 하는 줄거리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부분으로 감동을 받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필로미나의 역할은 살아있는 전설인 배우인 주디 덴치가 주연을 맡으면서 이 영화를 확실히 이끌어 주었습니다. 노년이 되어서 아들을 찾고 있지만, 긍정적이고 착하고 때로는 귀여운 면이 많으신 할머니 역할을 매우 잘 소화해냈죠. 강제 입양된 아들을 찾는 여정을 찾기위해 필로미나와 여정을 한 BBC 방송국 기자 역할은 코미디 배우에 능한 스티브 쿠건이 맡았습니다.

스티브 쿠건이라는 배우는 영화작품에서는 그리 크게 생각나거나 많이 본 배우는 아니지만은, 이 영화에서만큼 주디 덴치와 환상의 호흡을 펼치며, 지루할 수 있는 이 영화를 인간적인 감동과 그리고 깨알 같은 웃음으로 영화를 완벽히 캐리 합니다.

이 영화의 뛰어난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은, 각색입니다. 죽은 아들이 어디 있는지 여정을 떠나는 연출과 편집등도 매우 좋았지만은, 시나리오가 매우 따뜻하고 귀엽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저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면은, 슬프고 우울하기만 할까 보다는, '어? 이거 중간중간 재밌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MBC 방송이었던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되었던 실화인 이 영화는 젊은 시절 수녀원에서 지낸 필로미나가 남자와 관계를 갖고 결국 임신을 하게 되었고, 수녀원에서 낳은 아이는 엄격한 규율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조건 하에, 수녀들이 강제 입양하게 됩니다. (인간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있겠지만은, 그곳에서의 원칙은 원칙이니까요)

강제 입양한 아들은 미국에 입양되었다는 정보를 알게되고, 결국 미국으로 떠나며, 결국에 아들이 거기서 무슨 직업을 가졌는지, 아들의 성향은 어땠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영화는 주디 덴치와 스티브 쿠건이 주고받는 여정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둘이 대화하는 거 보면은 은근히 웃긴 장면이 꽤 많습니다. 능청스러운 스티브 쿠건과 그것을 귀엽게 받아주는 주디 덴치의 그 연기 호흡이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은, 아들의 존재만큼은 확실히 알게되고..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게 되지만.. 결국에 만날 수 없는 현실을 알게 되며 긍정적이고 귀여우신 할머니 필로미나는 아들의 발자취가 남긴 장소에서 눈에 눈물이 고인 장면은 매우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마지막에는 여운과 감동이 있는 영화였어요.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음향상 각색상등 총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수상에는 실패합니다. 한 가지 여담이 있다면은, 이 영화를 아기자기한 웃음과 귀엽고 따듯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주디 덴치의 여우주연상 수상 실패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일단 그 해 여우주연상 후보가 너무 쟁쟁한 건 사실이고,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랑쉐 '그래비티'의 산드라 블록 등이 매우 유력했으나, 주디 덴치가 전혀 밀리지는 않았다고 보거든요. 개인적으로 주디 덴치가 수상했어도 이상한 것은 없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인생 연기 중 대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의 존재도 파악하는 과정도 감동적이지만, 주디 덴치와 스티브 쿠건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 여정을 떠나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따뜻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진정성이 전해졌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중간중간 재치 있는 유머도 좋았고요. 케미가 매우 좋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뭔가 남녀 절친을 보는 듯한 우정영화였기도 생각합니다.

블록버스터급 상업영화는 아니었지만, 1200만 달러의 소규모 제작비로 만든 '필로미나의 기적'은 북미에서만 3천 700만 달러의 손익분기점 이상의 수익을 냈으며, 해외수익까지 더하면 1억 달러라는 의외의 좋은 스코어를 낸 영화이기도 합니다.

뭔가 결여된 거 같은 느낌이나, 주변이 혼돈스럽고 뭔가 따뜻한 영화 한편 보고 싶을 때 '필로미나의 기적'을 추천합니다. 큰 기대는 없었으나, 8년 전 극장에 서보던 의외의 따뜻함이 매우 좋아서 저의 인생영화 중 하나입니다. 202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