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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나만의 인생영화 35편: '비지터' The Visitor, 2008

영화 비지터는 2008년 숨어있는 보물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저예산 규모에 적은 개봉관 수, 그리고 전문가들로부터 초반부터 기대를 모으며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고는 미리 설명되지 않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주연 배우조차 네임밸류에서도 떨어지는 노년의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그리 크지 않은 반응이었습니다.

 

 우선 비지터를 보고나서의 그 당시 느낌은 별 기대 없이 보았는데, 월척을 얻은 기분이랄까요? 마지막에는 너무 감동스러웠고 계속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으로 나온 리차드 젠킨스라는 배우도 다시 보고, 이 작품은 리차드 젠킨스가 너무 잘 이끌어줘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겠다는 확신도 심어줄 정도로요.

 

 노년의 교수로 홀로 살며, 피아노를 배우고 무뚝뚝한 성격을 가지며 외로움을 넘은 고독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단련되 있는 모습을 보이는 월터 (리처드 젠킨스).  그리고 우연히 불법체류자인 젊은 청년인 타렉을 만나서 소통하며 그를 이해하는 스토리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그리 달갑지 않았지만, 불법체류자인 타렉과 만나면서 친어머니로 나오는 모우나와도 교감하며 서로 애정을 갖고 그들의 처지를 더 이해하고 결국에는 더 존중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방인들을 따뜻한 마음을 가지며 이해하고 결국 존중하며 애정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 제목이 왜 비지터인지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방문자보다는 '이방인'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메시지가 명확한 제목입니다.


초반에는 무뚝뚝한 월터 교수님이지만, 중반부터 그들에게 더 큰 관심과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고 남을 생각해주는 마음으로 변화해 갈 때, "아 이 영화는 진짜 착한 영화구나"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명장면이고 엄청난 여운이었던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월터 교수가 타렉과 친어머니 모우 나를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게 되면서 씁쓸해하는 마음을 가지며, 지하철에서 젬베라는 악기를 강렬하게 치던 장면이었습니다. 

 

 젬베라는 악기는 본래 타렉이 길가에서 연주하던 악기인데, 그것을 타렉에게 배우며, 그들을 그리워하고 슬픈 마음에 마지막 지하철에서 젬베라는 슬픔에 잠기면서 열정적으로 치는 모습이 너무 찡했습니다.

초반에는 영혼없이 피아노를 배우는 노년의 남자였지만, 후반에 자신과 소중한 인연이었던 악기를 열정적으로 치는 상반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게 정말 있기 힘든데 주인공을 노년의 남자로 설정하며 이 나이 때에도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그 나이 때에 사람의 포용력과 따뜻함이 부각되었다고 봅니다.

영화 비지터는 설마했지만 골든글로브에서는 후보에 못 오르고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거든요.

물론 수상은 못하였지만 한해에 주연연기 Top 5에 들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만큼 가치가 있기에..리차드 젠킨스는 이 영화로 각광을 받으며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게 됐습니다.

 영화 비지터는 400만달러의 비교적 소규모 제작비로 900만 달러의 성적을 기록하며 적지만 이익이 넘는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감독인 톰 맥카시도 관심있게 지켜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톰 맥카시 감독은 그다음 작품인 윈윈으로 또 한 번의 착하고 의미 있는 작품을 선사했고 2015년 스포트라이트를 감독하며 그 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냅니다.